12월부터 바뀌는 미국 주식 시장, 뭐가 달라지나
오는 12월, 미국 주식시장이 하루 23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된다. 기존에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한국 시간으로는 밤 11시 30분부터 새벽 6시까지가 정규장이었다. 여기에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더해도 하루 중 거래가 가능한 시간은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이번 변경으로 아시아 낮 시간대, 즉 한국 증시가 열려 있는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 30분 사이에도 미국 주식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편리해 보인다. 밤을 새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 하지만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보면 이게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 거래 가능 시간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변동성에 노출되는 시간도 늘어난다는 뜻이다. 특히 아시아 시간대에 유동성이 얇은 상태에서 뉴스 하나에 가격이 크게 튀는 상황이 잦아질 수 있다.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그 틈에서 손실을 보는 건 언제나 개인 투자자 쪽이다.
코스피 시장과 S&P500이 동시에 열린다는 건,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선택지가 더 복잡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를 볼지, 엔비디아를 볼지, 둘 다 봐야 할지. 이 혼란을 정리하는 가장 현실적인 도구 중 하나가 ETF다.
ETF가 23시간 거래 환경에서 유리한 이유
ETF는 개별 종목보다 유동성이 높다. 특히 SPY, QQQ, IVV 같은 대형 미국 ETF는 아시아 시간대에도 프리마켓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편이다. 23시간 체제가 본격화되면 이 ETF들의 아시아 시간대 거래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스프레드가 좁고 거래량이 받쳐줄 때 거래하는 게 기본이라면, ETF는 그 조건을 상대적으로 잘 충족한다.
개별 종목은 다르다. 중소형 미국 주식을 아시아 시간대에 거래하면 호가 스프레드가 0.5%를 넘는 경우도 생긴다. 1,000만 원어치 거래에서 5만 원이 그냥 날아가는 셈이다. 장기 보유자에겐 무의미한 숫자처럼 보여도, 단기 매매를 하거나 자주 리밸런싱을 하는 사람에겐 누적 비용이 상당해진다.
포트폴리오를 직접 운용하면서 본 건데, 유동성이 낮은 시간대에 무리하게 주문을 넣다가 체결 단가에서 1~2%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하다. 시장이 열려 있다고 해서 거래하기 좋은 상태라는 뜻은 아니다. 23시간 거래가 가능해진다는 건 그 판단을 매일 23시간 동안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ETF는 그 판단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준다.
배당주 ETF, 코스피보다 미국이 나은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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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다. 배당을 원하면 코스피 배당주를 사면 되지 않냐고. 수치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코스피 주요 배당주들의 배당수익률은 연 3~5% 수준이고, 일부 금융주는 6%를 넘기도 한다.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다.
그런데 배당수익률은 주가가 내려가도 올라간다. 주가가 빠진 만큼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비율이 커지기 때문이다. 코스피 고배당주 중 일부는 최근 5년간 주가가 18~23% 하락한 상태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아 보이는 착시를 만들어냈다. 총수익률, 즉 주가 변동까지 합산한 수익률로 보면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미국 배당 ETF인 SCHD는 최근 10년 총수익률이 연평균 약 11.3%였다. 배당수익률 단독으로는 3.5% 내외지만 주가 상승분을 더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VYM, HDV 같은 ETF들도 배당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다만 환율 변동이 변수다. 원달러 환율이 1,380원에서 1,290원으로 내려가면 달러 자산의 원화 환산 수익이 깎인다. 이 부분은 투자 시점의 환율 수준과 본인의 환 헤지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한국거래소 또는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에서 제공하는 ETF 비교 자료를 직접 확인하는 걸 권한다.
트럼프 변수, ETF 전략에 어떻게 반영할까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첫해에 3조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특정 기업 주식을 매입한 직후 SNS에서 해당 기업을 공개적으로 호평했다는 기록이 포함되어 있다. 개인 투자자가 이런 정보 비대칭 앞에서 개별 종목으로 대응하려 하면 항상 한 박자 늦는다. 뉴스가 나왔을 때는 이미 주가가 움직인 후다.
이 상황에서 ETF는 방어적으로 유리한 면이 있다. 특정 종목이 정치적 이슈로 급등하거나 급락해도, ETF는 수백 개 종목에 분산되어 있어 그 충격이 희석된다. 트럼프 2기 들어 변동성이 커진 섹터들을 보면 에너지, 방산, 핀테크가 두드러진다. 만약 이 흐름에 올라타고 싶다면 XLE(에너지), ITA(방산) 같은 섹터 ETF로 접근하는 게 개별 종목보다 리스크 조절이 쉽다. 단, 섹터 ETF는 시장 전체 ETF보다 변동성이 높다는 점은 명확히 알고 들어가야 한다.
정치 이슈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개별 종목으로 단타를 치려는 충동이 생기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그 게임에서 개인 투자자가 기관보다 빠를 수는 없다. ETF는 그 경쟁 자체를 포기하는 대신 방향성만 맞추는 전략이다.
한국 투자자가 미국 ETF 살 때 놓치는 세금 구조
국내 상장 미국 ETF와 미국 직접 상장 ETF는 세금 구조가 다르다. 국내 증권사를 통해 국내에 상장된 ETF, 예를 들어 ‘TIGER 미국S&P500’이나 ‘ACE 미국나스닥100’ 같은 상품을 사면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인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종합소득으로 합산된다.
반면 미국에 직접 상장된 SPY, QQQ를 국내 증권사 해외주식 계좌로 사면 매매차익에는 양도소득세 22%(지방소득세 포함)가 적용되고, 연간 250만 원까지는 기본공제를 받는다. 배당금에는 미국에서 원천징수 15%가 먼저 빠지고, 국내에서 추가로 정산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적용 여부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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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이가 실제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투자 금액이 클수록 커진다. 예를 들어 연간 매매차익이 4,820만 원이라면, 어느 계좌로 어떤 ETF를 샀느냐에 따라 세후 수령액이 수백만 원씩 달라질 수 있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활용하면 국내 상장 ETF 수익에 대해 비과세 한도를 적용받을 수 있으니, 연간 납입 한도와 계좌 유형을 국세청 홈택스에서 확인해보는 게 좋다.
23시간 거래 시대, 개인 투자자의 실전 대응법
거래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더 많이 거래해야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23시간 체제에서 과거보다 더 많은 노이즈가 발생한다. 아시아 시간대에 미국 선물 지수가 움직이고, 유럽 시장 개장과 맞물려 변동이 생기고, 연준 인사 발언 하나에 야간에도 가격이 튄다. 이 모든 걸 실시간으로 대응하려 하면 매매 횟수만 늘고 수익은 갉아먹히는 구조가 된다.
현실적인 대응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장기 투자자라면 거래 시간 확대를 사실상 무시해도 된다. 월 1회 또는 분기 1회 정해진 날짜에 ETF를 매수하는 정액 적립식 전략은 타이밍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가격이 높으면 적게 사지고, 낮으면 많이 사지는 게 자동으로 된다. S&P500 ETF를 2017년부터 매월 일정 금액씩 샀다면 2025년 기준 누적 수익률이 원화 기준으로도 연평균 12~14% 수준이 나온다.
단기 매매를 하고 싶다면, 유동성이 집중되는 시간대를 골라야 한다. 미국 정규장이 열리는 한국 시간 기준 밤 11시 30분 이후가 여전히 가장 스프레드가 좁고 거래가 활발하다. 23시간 거래가 가능해져도 그 시간대의 유동성이 당장 아시아 시간대로 이동하진 않는다. 시장 참여자 습관은 그렇게 빨리 바뀌지 않는다.
ETF 고를 때 운용보수보다 더 중요한 것
ETF를 비교할 때 많은 사람들이 운용보수(TER)를 먼저 본다. SPY는 0.0945%, IVV는 0.03%라는 식으로. 확실히 장기 보유 시 보수 차이는 쌓인다. 1억 원을 10년 보유한다면 0.06%p 차이가 약 63만 원 수준이다. 무시할 수준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더 중요한 건 추적오차(tracking error)와 괴리율이다. ETF가 추종하는 지수와 실제 ETF 수익률이 얼마나 벌어지느냐가 진짜 비용이다. 국내에 상장된 일부 미국 ETF는 환헤지 비용이나 파생상품 운용 비용 때문에 기초지수 대비 연간 0.5~1.2%p 수익률이 낮은 경우가 있다. 운용보수가 낮아도 괴리율이 크면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은 줄어든다. 한국거래소 ETF 포털(etf.krx.co.kr)에서 각 ETF의 괴리율과 추적오차를 직접 조회할 수 있다. 상품을 선택하기 전에 최소 1년치 데이터는 확인해보는 게 맞다.
거래량도 빼놓을 수 없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10억 원 미만인 ETF는 원하는 가격에 사고팔기 어려운 상황이 생긴다. 특히 23시간 거래 체제에서 유동성 낮은 ETF를 아시아 시간대에 거래하면 그 리스크가 배가된다. 아직 규모가 작은 테마 ETF들, 예를 들어 일부 로봇·AI 특화 ETF 중 일평균 거래대금이 3~4억 원대에 머무는 상품들은 그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결국 ETF 투자에서 핵심은 상품 선택보다 운용 원칙에 있다. 23시간 거래가 열린다고 전략을 바꿀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유혹을 얼마나 잘 무시하느냐가 수익률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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