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인적공제, 소득 높은 배우자와 낮은 배우자 중 누가 받아야 유리할까

“우리 부부는 소득 차이가 좀 나는데, 인적공제는 무조건 소득 높은 사람한테 몰아야 하나요?” 연말정산 시즌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답부터 말하면 원칙적으로는 맞습니다. 세율이 높은 배우자가 공제를 받으면 그만큼 아끼는 금액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보면 이 원칙이 뒤집히는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나옵니다. 오늘은 그 뒤집히는 지점을 구체적으로 짚어보려 합니다.

왜 소득 높은 쪽이 원칙적으로 유리한가

인적공제는 부양가족 한 명당 154만원씩 소득에서 빼주는 구조입니다. 이 154만원의 가치는 명의자의 소득 구간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과세표준 8,800만원 초과 구간이면 세율이 35퍼센트라 154만원 공제로 약 53만9천원을 아낍니다. 반면 과세표준 1,400만원 이하 구간이면 세율이 6퍼센트라 같은 공제로 9만2천원 정도만 줄어듭니다. 똑같은 자녀 한 명을 누구 밑에 넣느냐에 따라 세금 차이가 5배 넘게 벌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까지가 대부분의 글이 반복하는 원론입니다.

맞벌이 부부가 세금 서류를 검토하는 모습
Photo by Vitaly Gariev on Unsplash

원칙을 적용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들

문제는 이 원칙이 항상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먼저 고소득 배우자가 이미 각종 공제를 다 받아서 과세표준이 구간 하단에 걸려 있다면, 부양가족을 더 얹어도 세율 자체가 안 내려가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 땐 공제를 몰아줘 봐야 기대했던 절세 효과가 안 나옵니다. 또 하나는 자녀세액공제처럼 세율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빠지는 항목입니다. 자녀세액공제는 첫째 15만원, 둘째 20만원, 셋째부터 30만원씩 세액에서 직접 빼주는데, 이건 소득 구간이 얼마든 똑같이 적용됩니다. 그래서 세율 구간 차이가 크지 않은 부부라면, 오히려 자녀를 배우자별로 나눠서 각자 교육비 지출을 나눠 신고하는 방식이 유리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편 과세표준이 5,200만원, 아내가 4,600만원 정도로 세율 차이가 15퍼센트포인트 안 나는 상황이라면, 자녀 두 명을 각각 한 명씩 나눠 올리는 편이 총 공제액에서 큰 차이가 안 납니다. 대신 교육비 특별공제 한도를 각자 채울 수 있어 실속을 챙기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건 의외로 많이들 놓치는 부분인데, 몰아준 쪽의 결정세액이 이미 0에 가깝다면 남은 공제는 그냥 소멸합니다. 세금을 환급해주는 게 아니라 낼 세금에서 빼주는 구조라, 낼 세금이 없으면 공제 자체가 쓸모없어지는 셈입니다.

부모님을 부양가족으로 올릴 때는 이런 소득 배분 전략보다 부양의 실질이 먼저입니다. 국세청은 실제로 생계를 책임지는 자녀에게 공제를 인정합니다. 형제자매 중 여러 명이 같은 부모님을 중복으로 올리면 나중에 소명 요청이 들어옵니다. 부부 중 누가 부모님과 주소를 같이 하고 있는지, 실제 생활비를 누가 지출하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정작 많이들 놓치는 함정, 딸려가는 항목들

인적공제만 따로 떼서 계산하면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부양가족을 누구에게 올리느냐에 따라 그 가족의 보험료, 신용카드 사용액, 의료비 공제까지 함께 그 사람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의료비 공제는 총급여의 3퍼센트를 초과한 금액부터 적용되는데, 이 문턱이 소득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총급여가 높은 배우자 쪽은 그만큼 문턱도 높아져서, 부모님 병원비를 웬만큼 써도 초과분이 안 잡히고 그냥 사라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반대로 급여가 낮은 배우자 쪽으로 부모님을 올리면 문턱이 낮아서 같은 의료비도 더 많이 인정받습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저사용금액 기준이 총급여의 25퍼센트라서, 급여가 적은 배우자 쪽이 문턱을 넘기 쉽습니다. 부양가족 카드 사용액을 급여 낮은 배우자에게 몰아주면 최저사용금액을 더 빨리 채우고 초과분 공제율도 챙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하다 보면 배우자 각자 카드를 나눠 쓰다가 둘 다 최저기준을 못 채워서 공제를 놓치는 사례를 자주 봅니다. 부양가족 카드 지출만 한쪽으로 몰아도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가 세금 서류를 검토하는 모습 관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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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숫자로 확인해보면 결론이 뒤집히기도 한다

남편 총급여 7,400만원, 아내 총급여 4,300만원인 부부를 가정해봅니다. 자녀 두 명, 부모님 한 분이 있는 상황입니다. 모든 부양가족을 남편에게 올리면 기본공제 462만원이 35퍼센트 구간에 걸려 약 161만7천원 절세됩니다. 반면 부모님만 아내에게, 자녀 두 명은 남편에게 나누면 아내 쪽 154만원 공제는 24퍼센트 구간이라 36만9천원, 남편 쪽 308만원은 35퍼센트 구간이라 107만8천원, 합쳐서 144만7천원이 됩니다. 얼핏 보면 전부 남편에게 몰아주는 게 17만원 더 유리해 보입니다. 그런데 아내 급여가 4,300만원이라 신용카드 최저사용금액 기준이 1,075만원으로 낮아지고, 부모님 의료비 120만원이 아내 급여의 3퍼센트인 129만원을 못 넘겨서 공제가 아예 안 잡히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런 세부 조건까지 반영하면 단순 세율 비교만으로는 결론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펀드 운용할 때도 그랬지만, 표면적인 숫자 하나만 보고 결정하면 꼭 뒤에 숨은 변수에서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말정산 전에 확인해야 할 순서

부부가 각자 국세청 홈택스에서 예상세액을 미리 계산해보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에 부양가족을 이쪽저쪽 옮겨 넣어보면 실제 차이가 숫자로 나옵니다. 손으로 세율표만 보고 판단하면 놓치는 변수가 많습니다. 국세청 시스템은 매년 10월 말쯤 열리니 그 시점에 맞춰 시뮬레이션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부양가족을 옮길 때는 배우자 양쪽 회사 인사팀에 미리 알려야 서류 처리가 꼬이지 않습니다.

육아휴직 중인 배우자가 있다면 먼저 확인할 것

맞벌이 부부 중 한쪽이 올해 육아휴직에 들어갔다면 인적공제 배분보다 먼저 따져야 할 게 있습니다. 배우자를 기본공제 대상으로 넣으려면 연간 소득금액이 100만원 이하여야 하는데,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총급여 500만원 이하가 기준입니다. 육아휴직급여는 비과세 소득이라 이 소득금액 계산에서 아예 빠집니다. 그래서 휴직 중인 배우자가 상반기까지 근무하며 받은 급여가 500만원을 넘지만 않는다면, 남은 배우자 쪽에서 기본공제 154만원을 그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복직 시점에 따라 총급여가 500만원을 살짝 넘기는 경우가 흔해서, 연말정산 전에 원천징수영수증으로 실제 급여 총액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이 기준을 놓치고 무작정 배우자공제를 신청했다가 나중에 부인되는 사례가 매년 나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인적공제 154만원의 실제 가치는 154만원 곱하기 한계세율로 계산됩니다. 총급여 8천만원대라 과세표준이 26.4퍼센트 구간에 걸린 배우자가 받으면 약 40만원, 총급여 3천만원대라 16.5퍼센트 구간인 배우자가 받으면 약 25만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원칙적으로는 고소득 배우자 쪽에 몰아주는 게 맞습니다. 다만 고소득 배우자의 과세표준이 구간 경계 바로 아래에 걸쳐 있다면 공제분 일부만 상위 세율로 깎여서 기대했던 차익이 절반 정도로 줄어드는 경우가 있으니 이 부분은 한 번 더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부양가족을 옮기면 그 가족의 의료비와 신용카드 사용액도 함께 따라간다는 점입니다. 의료비는 총급여 3퍼센트 초과분만 인정되니 총급여 8천만원이면 240만원을 넘어야 하고, 3천만원이면 90만원만 넘으면 됩니다. 그래서 병원비가 많이 드는 부모님이라면 오히려 저소득 배우자 쪽에서 공제받는 게 세후 이득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전부 한쪽으로 몰기보다는, 정액으로 누진 적용되는 자녀 관련 공제는 고소득 배우자에게, 의료비나 보험료 지출이 큰 부모님은 저소득 배우자에게 나누는 방식이 더 맞습니다. 혹시 잘못 신고했더라도 5년 안에는 경정청구로 되돌릴 수 있으니, 매년 상황이 달라질 때마다 양쪽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 재조정해보는 걸 습관으로 삼아두면 됩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법률·세무·금융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면책조항개인정보처리방침 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나 학사

전직 트레이더 겸 펀드매니저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에서 체감했던 금융과 자산관리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소개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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