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가 놓치는 절세 계좌의 기본 구조
맞벌이 부부 상담을 하다 보면 계좌를 한 사람 이름으로만 몰아둔 경우를 자주 본다. 남편 명의로 ISA 하나, 부인 명의로 청약통장 하나. 이런 식으로 각자 다른 상품을 하나씩만 들고 있는 셋업이 의외로 흔하다. 문제는 ISA와 IRP, 연금저축 모두 개인별로 한도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부부가 각각 계좌를 만들면 한도가 두 배로 늘어나는 구조인데, 이걸 활용하지 않으면 세제 혜택의 절반을 그냥 버리는 셈이다. 특히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 금리가 3퍼센트대까지 올라온 상황에서는 ISA 안에 넣는 예금성 상품의 비과세 효과도 커진다. 금리가 낮을 때는 세금 혜택이 체감이 잘 안 됐지만, 지금처럼 금리가 오른 국면에서는 같은 원금이라도 이자 차이가 눈에 보이게 커진다. 부부가 각자 계좌를 만드는 것부터가 절세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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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계좌, 부부 각각 만들면 달라지는 것
ISA는 연 2천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5년 만기 기준으로 최대 1억원까지 넣을 수 있다. 부부가 각각 계좌를 만들면 합산 2억원까지 비과세 한도를 확보하는 셈이다. 일반형은 이자와 배당 소득에 대해 2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초과분은 9.9퍼센트로 분리과세된다. 서민형이나 농어민형은 한도가 400만원으로 더 넓다. 맞벌이 부부라면 소득이 낮은 쪽이 서민형 조건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연소득 5천만원 이하면 서민형 가입이 가능한데,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조건을 충족하면 그쪽 명의로 만드는 게 유리하다. 실제로 아내 연봉이 4천780만원이고 남편이 7천200만원인 부부를 상담했을 때, 아내 명의 ISA를 서민형으로 전환시켜 비과세 한도를 두 배로 늘린 사례가 있었다. 이런 디테일은 은행 창구에서 먼저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IRP와 연금저축, 소득 구간별로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총급여 5천500만원 이하는 16.5퍼센트, 그 이상은 13.2퍼센트 공제율이 적용된다. 맞벌이 부부라면 소득이 낮은 배우자 쪽에 납입을 더 몰아주는 게 유리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아내 총급여가 5천200만원, 남편이 8천900만원이라면 아내는 16.5퍼센트, 남편은 13.2퍼센트를 적용받는다. 같은 900만원을 넣어도 아내 쪽은 148만5천원, 남편 쪽은 118만8천원을 돌려받는다. 차이가 29만7천원이나 난다. 다만 이 계산은 각자의 근로소득세액이 충분히 확보돼 있어야 실제로 전액 환급받는다. 소득세를 적게 낸 해에는 공제받을 세액 자체가 줄어들 수 있으니, 연말정산 예상세액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국세청 홈택스에서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 부분을 대략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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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리 상승기, 예금과 절세 계좌를 함께 굴리는 법
최근 원화값이 한 달 만에 8.81퍼센트나 오르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은행들도 수신 자금을 확보하려고 연 3퍼센트대 정기예금을 속속 내놓는 중이다. 이런 시기에는 ISA 계좌 안에 예금형 상품을 담아두는 전략이 꽤 쓸모 있다. 일반 예금이면 이자에 15.4퍼센트 세금이 붙지만, ISA 안에서는 200만원까지 비과세고 초과분도 9.9퍼센트만 뗀다. 3천만원을 3.2퍼센트 금리로 1년 굴린다고 치면 이자가 96만원인데, 일반 계좌라면 세후 81만2천원이 남고 ISA라면 96만원 전액이 그대로 남는다. 부부가 각자 ISA에 예금을 나눠 넣으면 이 차이가 두 배로 벌어진다. 금리가 낮았던 시절에는 이런 차이가 크게 안 느껴졌지만, 지금 같은 고금리 국면에서는 체감 효과가 확실히 다르다.
환율 변동기에 맞벌이 부부가 주의할 자산배분
투자 심사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환율이 급변할 때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은 타이밍이다.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미국 주식으로 자금이 몰리는 흐름이 반복되는데, 이게 꼭 좋은 선택인지는 시점마다 다르다. 원화값이 오른 지금 같은 시기에는 오히려 달러 자산을 싸게 살 기회로 볼 수도 있다. 맞벌이 부부라면 한 사람은 국내 자산 중심으로, 다른 한 사람은 해외 자산 비중을 조금 높이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보는 것도 방법이다. IRP 계좌 안에서도 해외 ETF를 담을 수 있으니, 세액공제와 환율 헤지를 동시에 노리는 구조를 짜볼 만하다. 다만 환율은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에 따라 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있어서, 한쪽으로 몰아넣기보다는 분산해두는 쪽이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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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사례로 보는 부부의 세액공제 최적화
작년에 상담했던 부부 사례를 조금 구체적으로 풀어보면 이렇다. 남편은 총급여 9천120만원, 아내는 5천430만원이었다. 둘 다 연금저축 계좌만 각각 400만원씩 넣고 있었는데, IRP는 아예 없었다. 상담 후 남편은 IRP에 500만원을 추가해 연금저축과 합쳐 900만원 한도를 채웠고, 아내도 연금저축 600만원에 IRP 300만원을 더해 900만원을 맞췄다. 결과적으로 남편은 13.2퍼센트 공제율로 118만8천원, 아내는 16.5퍼센트로 148만5천원을 돌려받았다. 합계 267만3천원이었는데, 기존에는 두 사람 합쳐 105만6천원 정도만 받고 있었다. 이 차이는 단순히 납입액을 늘린 것뿐 아니라, 한도를 각자 최대치로 채웠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다만 이런 수치는 부부 각자의 근로소득세 규모나 다른 공제 항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구체적인 금액은 국세청 홈택스나 담당 세무사를 통해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계좌를 나누는 것보다 채우는 게 먼저다
맞벌이 부부가 절세 계좌를 각자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진짜 관건은 한도를 실제로 채우느냐다. 계좌만 만들어놓고 납입을 미루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이번 연말정산 전에 부부 각자의 ISA, IRP, 연금저축 납입 현황을 한 번씩 점검해보는 게 실질적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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