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판 316억 달러, 개인은 뭘 해야 하나
이번 경상수지는 497억 3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찍었다. 반도체 수출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316억 1000만 달러나 팔아치웠다. 역대 최대 매도 규모다. 내국인은 반대로 해외 주식을 35억 6000만 달러 늘렸다.
숫자만 보면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 입장에서는 다르게 읽어야 한다. 외국인이 빠진 자리는 배당 매력이 있는 종목 위주로 개인 매수세가 채우는 경우가 많다. 코스피 지수 자체보다 종목별 온도차가 커졌다는 뜻이다. 이럴 때일수록 두 사람의 소득과 세금 구간을 감안한 포트폴리오 설계가 중요해진다.
배당주는 배당수익률보다 재원을 봐야 한다
한화가 최근 목표가를 유지한 배경에는 자회사 배당 확대가 있다. 4월에 자기주식 5.9%를 소각했고, 최소 주당배당금을 1000원으로 못박으면서 배당 하방선을 만들었다. 여기서 핵심은 배당수익률 숫자가 아니라 배당을 줄 수 있는 재원이 늘어나는 구조인지다.
맞벌이 부부 중 한쪽이 종합소득세 24퍼센트 구간에 걸려 있다면, 배당소득이 늘수록 세 부담도 같이 커진다. 반대로 한쪽이 6퍼센트나 15퍼센트 구간이라면 배당주 계좌를 그쪽 명의로 몰아주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남편 연봉 7200만원, 아내 연봉 4100만원인 부부 사례를 본 적 있는데, 배당주 비중을 아내 명의 계좌로 옮긴 것만으로 연간 세후 배당 실수령액이 18만원 넘게 늘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매년 반복되는 구조적 이득이라 무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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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는 부부가 역할을 나눠 담는 게 낫다
ETF 투자에서 자주 보는 실수는 부부가 똑같은 상품을 각자 계좌에 중복으로 담는 경우다. 코스피200 ETF를 남편 계좌에도, 아내 계좌에도 넣어두면 분산 효과가 없다. 오히려 한 사람은 배당 ETF, 다른 한 사람은 성장형 ETF로 역할을 나누는 편이 전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줄인다.
예를 들어 월 배당 ETF는 생활비 보조 목적으로, 나스닥100이나 반도체 ETF는 장기 자산증식 목적으로 나누는 식이다. 배당 ETF 쪽은 분배금이 꾸준히 들어오니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반면 성장형 ETF는 변동폭이 크지만 장기 수익률에서 격차를 벌리는 역할을 한다. 맞벌이라서 현금흐름에 여유가 있다면 이 두 축을 부부가 나눠 맡는 방식이 관리도 쉽고 세금 신고도 명확해진다.
미국주식 계좌, ISA와 연금저축 활용법
미국주식 직접투자는 양도소득세가 22퍼센트 붙는다. 연 250만원까지는 공제되지만 그 이상은 고스란히 세금이다. 맞벌이 부부라면 각자 ISA 계좌를 따로 만드는 게 기본이다. 1인당 한도가 있어서 부부가 각각 개설하면 실질적으로 두 배의 비과세 혜택을 받는 셈이다.
연금저축이나 IRP를 통해 미국 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경우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가 이연되고, 나중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율이 3.3퍼센트에서 5.5퍼센트로 낮아진다. 다만 각 계좌의 한도와 세제 혜택은 가입 시점이나 소득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정확한 조건은 국세청 홈택스나 가입한 증권사 세무 안내 자료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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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앤디 사례로 본 개별주 리스크
SK디앤디는 기존 발행주식의 약 240퍼센트에 달하는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하다가 금감원 제동이 걸렸다. 기존 주식 1861만 7382주의 2.4배 수준을 새로 찍겠다는 계획이었으니,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가치가 크게 희석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리스크 관리 업무를 하면서 느낀 건데, 이런 대규모 유상증자 뉴스는 주가가 상한가를 쳐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단기 수급으로 급등한 것과 펀더멘털이 좋아진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맞벌이 부부가 여윳돈으로 개별주에 투자할 때는, 발행주식수 대비 신주 발행 비율이 30퍼센트를 넘어가는 공시가 나오면 일단 매수를 미루고 지켜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부부 계좌 배분, 실전 숫자로 짜보기
맞벌이 부부의 월 투자 여력이 143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배당주와 배당 ETF에 58만원, 성장형 ETF에 51만원, 개별주 매매용으로 34만원 정도 나누는 방식을 종종 추천한다. 비율로 보면 배당 자산이 40퍼센트, 성장 자산이 36퍼센트, 개별주가 24퍼센트 수준이다.
여기서 개별주 비중을 24퍼센트보다 늘리고 싶다면, 최소한 한쪽 배우자의 계좌는 ETF와 배당주로만 채워서 전체 포트폴리오의 방어선을 만들어두는 게 낫다. 한쪽이 개별주에서 손실을 봐도 다른 계좌가 버텨주면 가계 전체의 타격은 줄어든다. 소득이 두 개라는 건 그만큼 리스크를 나눠 담을 그릇이 두 개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중요한 건 명의와 계좌 종류의 조합
같은 종목, 같은 금액을 투자해도 어느 계좌에 어떤 명의로 담느냐에 따라 세후 수익이 달라진다. 배당소득세 구간, ISA 비과세 한도, 연금계좌 세액공제까지 맞벌이 부부는 혼자 투자할 때보다 고려할 변수가 많다. 그만큼 설계만 잘하면 얻을 수 있는 여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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